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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1997
내가 머문 곳은 다운타운에 위치한 래플스 호텔이었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오래된 컬로니얼 양식의 호텔로 19세기 영국 통치 시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아하고 기품 넘치는 건축물로 1987년 국가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유럽의 유명 작가나 정치인들은 싱가포르를 여행할 때 이곳에 묵으며 기선을 타고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유럽풍으로 지어진 컬로니얼 건축물에 동양인들이 앉아 시가를 태우거나 칵테일을 마시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손목에 스트랩을 감고 재킷 주머니에 늘 가지고 다니던 소형 카메라 리코 GR1을 꺼내 이질적인 풍경을 찍었고, 그날 마주했던 ‘싱가포르에서의 하루’는 1998년 달력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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