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베트남 후에, 1993
후에를 알게 된 것은 호찌민에 도착해 며칠이 지난 후였다. 현지 스케줄을 조율해 주던 가이드와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그 나라의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눈치챈 그가 추천해 준 도시였다.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가 있던 곳이라니, 구미가 당겼다. 마침 하루 정도 여유가 생겨 후에로 향했다.
우리나라 경주 같은 곳일 거라고 생각했다. 가지고 있는 자료에는 ‘베트남 최고의 격전지’라는 표현만 있을 뿐 사진이나 기록이 거의 없었다. 아마도 베트남이 여행자들에게 국경을 개방한 직후라 정보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 듯했다. 후에에 도착해 보니 정리되지 않은 것은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했던 궁궐은 무너져 초라하게 뼈대만 남아 있었다. 그 사이를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거나 소를 몰고 다녔다. 무엇이 그토록 번성했던 한 나라의 마지막 왕조가 있던 성도를 완전히 폐허로 만들었을까.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