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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와트, 2000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 톰 등만 보려던 계획을 바꿔 앙코르 유적군 투어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호텔 로비에서 차량을 렌트하고 국영 가이드를 소개받았다. 휴가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필름이 없었다. 필름을 살 만한 곳도 마땅치 않았다. 동네 사진관에서 유효 기간이 지난 낡은 흑백 필름을 겨우 몇 통 구입했다. 앙코르 유적군을 탐험하는 고고학자가 된 기분이었다. 고증이 필요해 복원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로 정리가 안 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호텔 사진전에서 본 100년 전의 기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치 앙코르 유적군을 처음 발견한 사람처럼 폐허에 가까운 돌무덤 사이를 지나다니며 기록했다. 관리인도 없고, 관광객도 없었다. 동네 아이들만 유적지를 놀이터 삼아 뛰어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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